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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여행, 감포 가볼만한 곳카테고리 없음 2023. 4. 22. 23:25
은퇴하게 되면, 언제든 여행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던 시절에는 길던 짧던 여행을 가기 위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은퇴를 하게 되면,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여행을 쉽게 결정하고, 몇 가지만 확인 후 여행길을 나섭니다. 은퇴 전 휴가 기간에 맞춰 준비해야 하는 여행과는 달리, 남편과 내가 결정하는 기간, 우리가 혹하는 장소로, 우리의 예산 안에서 움직이기만 하면 됩니다. 기간, 장소, 그리고 예산은 모두 우리가 우리 마음 내키는 대로 결정하는 것이니, 결정하고 난 뒤에도 언제든 우리가 우리의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은퇴 후 우리가 즐기는 여행의 형태는 ‘한달살기’ 입니다. ‘한달’을 기간으로 꼭 정해놓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 지역을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인 기간 ‘한달,’ 그리고 우리 집을 맘 편히 비워둘 수 있는 기간인 한 달에 맞춰 움직입니다. 그곳의 문화, 음식, 사람들 등을 겪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나 건축물 등을 담은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글로 남길 수도 있고,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그 곳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적당한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일과가 꽉 찬 여행이 아니라, 따뜻한 커피와 차와 음악으로 느긋한 아침을 보내고, 어슬렁거리면서 여유롭게 산책 다니고, 그리고 반나절 주변 여행지로 돌아다니는 여행입니다.
이번 봄, 우리는 경상북도 ‘감포’로 다녀왔습니다. 2023년 3월 27일부터 4월 10일까지 감포에 머물렀습니다. 바닷가와 숙소에 대한, 결과적으로 쓸데없었던 약간의 걱정으로 기간은 ‘보름’으로 하며 숙소를 계약했습니다. 숙소에 들어서는 순간, “아… 한 달 계약할 껄”이라는 후회로 시작하긴 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아름다운 나날이었습니다. 3월 27일,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경주 벚꽃 길을 지나 감포로 향했습니다.
감포,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한달살기 할 때는 그곳만 좋아서는 조금 부족하고, 주변에 갈만 곳이 여러 곳인 장소가 좋습니다. 감포는 경주, 포항, 울산을 모두 자동차 이동거리로 1시간 이내 갈 수 있는 동해안바닷가 마을입니다. 경상도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지명이나, 서울 사람들에겐 생소한 곳인 감포입니다. 감포 간다고 하면 ‘거기 어디야’에 대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경주 갔다가 “바다로 가서 회 먹을까”하고 가거나, 동해 일출을 보러 가거나 바다 낚시하러 가는 곳입니다. 해안도로를 따라 해수욕장과 횟집과 민박집, 최근 지어진 팬션들이 즐비한 곳입니다. 감포항 시장에서 횟감과 건어물을 살 수 있고, 동해안 해파랑길 12코스를 걸을 수도 있고, 양남주상절리 산책길도 걸어보고, 문무대왕왕릉이 있는 봉길대왕암해변, 장길리복합낚시공원도 쉽게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유산이 밀집되어 있는 경주와 우리에겐 죽도시장이 있어 행복한 포항을 자주 다녀오기에 가까운 곳, 감포입니다.
우리 눈에 감포는 한없이 조용한 바닷가 마을로 보이지만, 감포는 경주시 동부의 중심지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면적 23.85㎢의 약2배 크기인 44.90㎢에 인구 5,347명(2022년 12월 기준, 출처: 대한민국행정안전부)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 36만5천여명(2023년 3월 기준, 출처: 대한민국행정안전부)인 마포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많이 조용하게 느끼지는 곳입니다. 조용하고 인심좋은 어른들이 사시는 바닷가 마을에서 아름다운 보름을 지내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가을, 제대로 한달살기 하려고 벌써부터 임대계약을 서두르게 만든 곳입니다. 다음은 감포에 갈 만 곳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숙소에서 차로 이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보로 방문한 곳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1. 감포항
- 한자로 달감(甘)자와 지형 모양과 감은사가 있는 포구라고 하여 감은포라고 불리다가 감포로 음이 축약되어 감포항이 됨
- 드나드는 어선이 많은 동해남부의 중심어항
-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음각화해 만든 감포항 방파제가 있음
- 방파제는 동해 일출을 감상하기에 좋은 포인트로 예전부터 알려져 왔으며, 낚시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옴
- 근해에서는 오징어, 가오리, 가자미, 복어, 아귀, 꽁치가 많이 잡힘
- ‘참참참’이라는 대표 수산물이 있는데, 참가자미, 참전복, 참복어를 말함. 가자미는 경주시를 대표하는 특상 어종으로, 감포 도처에 가자미를 건조하고 있는 모습이 보임
- 구경하고 건어울과 횟감 사기 좋은 감포시장이 있음
- 감포시장은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이 정기휴무
- 감포시장 영향인지 주변에는 수요일 휴무일인 식당과 카페들이 있으니, 수요일 방문 경우라면 전화 확인이 필요함
2. 송대말등대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척사길 18-94
- 전화: 054-744-3233
- 감포항, 감포공설주차장에서 도보 15분 거리
- 암초가 많은 감포 앞바다의 해상 안전을 위해 1933년 감포어업협동조합에서 등간을 설치했고, 감포항 이용 선박이 늘어나자 감포 북쪽 송대말에 1955년 무인등대를 설치함. 2001년에 기존 등대 옆에 문무왕의 은혜를 기리는 의미를 지닌 ‘감은사지 3층 석탑’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새로 등대를 지었음
- 문무대왕릉, 양남주상절리와 함께 경주 동해안의 일출 명소로 손꼽히는 곳
-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라는 뜻의 송대말(松臺末)로, 수령 200-300년된 아름드리 해송림이 등대 주변을 감싸고 있음
- 한옥 건물 위에 삼층석탑을 형상화한 등대가 올려져 있고, 등대는 삼층석탑을 본 따 지었음
- 등대 앞에는 관람객을 위한 나무데크길이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서 숨막히는 일출을 볼 수 있음
- 등대 아래에는 인공풀장처럼 생긴 스노클링 포인트가 있음. 시멘트로 육지와 갯바위 사이를 이어 붙인 일제시대 만들어졌다는 풀장 모습이 보임. 내려가는 돌계단이 위험해 보이나, 여름에는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고 함
3. 송대말 빛체험 전시관
- 주소: 경주 감포 송대말등대 빛 체험전시관 (감포로226-19)
- 문의 전화: 054-773-8755
- 전시 시간은 오전 10시 ~ 오후 6시, 마지막 입장은 5시, 점심시간 동안 전시관을 닫고, 월요일 휴무
- 국내 최초 헤리티지 아트 체험 전시관
- 등대를 새롭게 디자인한 전시관으로 세계 각종 디지털 미디어 상을 받은 곳
- 신라의 천년 수도이었던 경주의 역사와 바다, 감포항, 감은사 등의 지역문화 유산을 등대의 ‘빛’과 결합하여 몰입형 미디어아트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음
- 참여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임
- https://www.line-system.co.kr/songdaemal
4. 해국길- 감포항 어귀마을에 조성된 짧은 골목 벽화거리로 감포깍지길 4-1구간으로 총600m
- 감포제일교회로 오르는 계단 전체에 해국을 그려놓은 스팟이 주포토존임
- 수시 방문 가능한 길로 15분이면 볼 수 있다고도 하지만, 천천히 포토 타임을 즐기면서 둘러보면 감포항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길 위에서 아련한 경험을 하게 됨
-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풍족한 어족자원을 좇아 이곳으로 이주해왔을 때 짓고 살았던 일본식가옥(적산가옥)이 골목 곳곳에 남아 있음
- 주차: 감포공설시장 주차장(감포리 438-1), 무료
5. 1925감포
- 주소: 경주시 감포읍 감포안길15
- http://instagram.com/1925gampo
- 영업시간은 10:30~19:00(금, 토 21시까지), 수요일 휴무
- 1925년 지어진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카페 ‘1925감포’
- 감포항 안쪽의 어촌 마을 좁은 골목가에 자리해있음
- 주변에 남아 있는 일본식가옥 적산가옥들이 있어 시간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듦
- 지역 주민과 청년들이 힘을 모아, 세월의 때가 목조 캐비닛, 욕조, 등의 시설을 최대한 유지한 인테리어가 돋보임
- 부표라테, 송대말의 오후, 고아라의 아침 등 지역 특색을 살린 메뉴들이 제공됨
6. 그 외 정보
- 오류고아라해변: 조그마한 개천이 흘러 들어오는 민물과 접해 있고 캠프장이 있어 가족 단위 캠프인들이 많이 모임. 작은 자갈과 고운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쾌적하고 한여름 모래찜질이 가능함. 해변을 따라 소나무 숲이 이어져있어 여름철 야영이나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휴식처로 활용됨. 해수욕장 주변에서 사계절 바다낚시를 즐기기도 함
- 나정고운모래해변: 물이 맑고 수심이 얕으며 온천 해수탕이 있어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음. 여름동안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등 수상 레저가 가능하고, 부대시설, 숙박시설,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음. 해수욕장은 7월초 개장하여 8월 중순 폐장함. 인근에 감은사지삼층석탑(국보 제112호)과 이견대(사적 제159호) 등이 유적지로 방문 가능하며, 31번 국도 해안가 위에 있음. 차박과 캠핑에도 적합한 해변으로 화장실이 가깝고 깨끗함. 유명한 곳인 만큼 주말에는 캠핑 자리가 없을 수도 있음
- 전촌솔밭해변: 나정고운모래해변과 다리 하나 사이를 둔 곳으로 몽돌 해변임. 청정바다와 여름 해양레저가 가능한 곳으로 피서지의 여건을 갖춘 곳으로 최근 사계절 캠핑 장소로로 활용되고 있음. 송림이 있어 더욱 운치가 있으며, 인근 감포항에서 들어온 활어들을 파는 횟집들이 모여있어, 사계절 바다와 바다 음식을 즐기기에 좋음. 최근에 지어진 화장실이 깨끗하나 캠핑장에서 약간 떨어져 있음. 비교적 유명하지 않아 주말에도 캠핑 자리가 있음
- 전촌용굴: 전촌항 공용주차장에 무료주차하고 인근의 감포깍지길 해안 목재 데크 산책길로 걸어서 찾아갈 수 있음. 산책길로 걷는 동안 에메랄드 빛 동해 바다를 볼 수 있음. 해식동굴 ‘용굴’로 사룡굴과 단용굴 두 곳이 있는데, 명칭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설화를 품고 있음. 사룡굴에는 동서남북의 방위를 지키는 네 마리의 용이 살았고, 단용굴에는 감포 마을을 지키는 용이 한 마리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짐. 용이 드나들었을 법한 통로가 보이는 두 동굴은 감포읍의 스토리텔링 걷기길인 ‘감포깍지길’ 제1, 8구간 코스의 경유지이고, 동해안 트레킹코스 ‘해파랑길’ 11구간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경관 포인트이기도 함. 최근까지 군사작전지역으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던 곳인데, 해파랑길이 조성되기 시작하면서 해안가를 따라 목재 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용굴(사룡굴)에도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게 되었음. 일출명소로 12월~1월 중순에 찾으면 동굴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사진에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진에 큰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만 추천할만한 장소. 사룡굴 바로 인근에 단용굴이 있는데, 북쪽 방향으로 해안가를 따라 바위 위를 타고 넘어 가야 찾을 수 있어 접근이 어렵고, 그 과정을 거쳐 갈만한 장관은 아님. 많은 목재 데크의 계단이 있으므로, 노인이나 아이들과는 함께 방문할 만한 곳이 아님
- 감포읍 정보 https://www.gyeongju.go.kr/village/gampo/page.do?mnu_uid=1110
- 감포 주변 관광안내, 경주문화관광, 동해안권 정보 https://www.gyeongju.go.kr/tour/page.do?mnu_uid=2294&
- 동해안 해파랑길 코스12 정보 https://www.durunubi.kr/course-detail-view.do?crs_idx=T_CRS_MNG0000004237